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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친구가 나랑 안 논대.
배인유치원 조회수:1013 116.43.43.96
2016-08-18 12:02:38

 조선미 교수의 칼럼을 옮깁니다. 많은 학부모님들이 흔히 겪을 수 있는 사례이니 배인학부모님들께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부원장드림

제목 : 엄마, 친구가 나랑 안 논대.

“은지야, 참외 맛있지?”

“응, 참외 좋아... 오늘 예림이가 나랑 안 논다 그랬어.”

(참외를 떨어뜨리며) “뭐? 정말? 예림이가 정말 너하고 안 논다고 했어?”

“(우물우물 참외를 먹으며) 응.”

“다른 애들도 그랬어?”

“... 응? 몰라.”

은지 엄마는 말로만 듣던 왕따 문제가 드디어 내 문제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예림이와 잘 지낸다고 생각했는데 무슨 일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나 싶었다가도 샐쭉한 눈이 어쩐지 성깔 있게 생겼다 했더니 기어이 문제가 생기는 구나라는 생각에 분노가 치밀기도 했다. 당장 유치원에 전화를 해야겠다 싶다가도 예림이 엄마나 다른 엄마들에게 연락을 해서 상황을 더 알아봐야하나 싶어 마음이 복잡했다.

전후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 좀 더 알아봐야겠다 싶어 은지를 돌아보니 참외를 다 먹고 난 아이는 정신없이 TV를 보고 있었고, 엄마의 질문에 건성으로 대답했다. 따돌림을 당했다고 말할 때는 짠한 마음이었는데 멍하니 TV를 보는 모습을 보니 다시 화가 치밀었다. ‘그런 일을 당하고도 TV가 재미있니? 너는 왜 그럴 때 제대로 대응을 못해? 네가 그렇게 멍하니까 그런 일을 당하지!’ 결국 TV를 보는 아이에게 소리를 질러 싫다는 걸 억지로 씻고 자도록 했다. 아이들을 다 재우고 밤이 깊어가는 데도 심장만 벌렁거릴 뿐 은지엄마는 잠이 오지 않았다.

그 날 오전으로 돌아가 보자!

은지는 자유놀이 시간에 평소처럼 소꿉놀이를 갖고 놀고 있었다. 평소 같이 소꿉놀이를 하던 예림이는 오늘 따라 다른 친구들과 레고 블록을 갖고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다. 다른 친구들과 소꿉놀이를 하던 은지는 갑자기 싫증이 나서 주의를 두리번거렸다. 예림이가 다른 친구들과 깔깔거리며 웃고 있어 무슨 일인가 싶어 다가갔다.

예림이를 비롯한 서 너 명의 친구들이 열심히 블록으로 쌓아올리고 있었는데 궁금해서 다가간 예림이가 실수로 블록 옆에 있는 상자를 건드렸다. 상자가 옆으로 쓰러지면서 블록을 건드렸고, 블록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무너졌다.

아이들의 눈이 일제히 은지에게 향했고 저마다 한마디씩 은지를 향해 소리쳤다.

“너 때문에 다 무너졌잖아.”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만든 건데.”

“이거 어떻게 해? 너랑 안 놀아.”

은지가 울상이 되어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데 선생님이 다가와 무슨 일인지 물었다. 은지는 간신이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는 말을 했고, 선생님은 힘을 합쳐 다시 만들어보자고 하였다.

30분 뒤! 은지와 선생님까지 힘을 합쳐 레고 블록을 쌓아 멋진 궁전이 완성되었다. 은지는 기분 좋게 놀다가 집에 돌아왔다. 저녁을 먹고 엄마가 깎아준 맛있는 참외를 먹고 있는데 갑자기 아까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그래서 불쑥 말했다.

“엄마, 예림이가 나랑 안 놀아준대.”

아이들은 상황에 대한 이해력이 미숙하고, 중요한 일들을 순서로 배열하지 못하기 때문에 있었던 일의 아주 일부만을 전달할 수 있다. 또 자신이 전하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잘 설명하지 못한다. 친구가 나와 안 놀아준다는 말이 누군가에게 따돌림을 당했다거나 부당한 피해를 당했다는 의미인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다음과 같은 상황을 아이가 짧고 미숙하게 전달했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하루 종일 잘 놀다가 사소한 일로 한 번 다투었다.

내가 친구를 밀치거나 때려서 그 친구가 화를 냈다.

친구가 나를 밀쳐서 화를 냈더니 그 친구도 화를 냈다.

친구가 싫다고 하는데도 내가 놀고 싶은 놀이를 하자고 했다.

내가 싫다고 하는데 친구가 자기가 하고 싶은 놀이를 강요해 말싸움을 했다.

아이들의 상호작용은 대부분 서로 주고받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즉, 친구 때문에 속상한 일을 겪을 수도 있지만 내가 친구를 속상하게 하는 경우도 반 정도는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다툼을 통해 아이들은 내 입장과 상대의 입장이 다를 수 있음을 이해하고, 점차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워나간다.

 

 

조선미

고려대 심리학과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강남성모병원 임상심리실, 성안드레아 병원 임상심리실을 거쳐 아주대 의대 정신과학 교실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6년부터 EBS <60분 부모> 전문가 패널로 출연 중이며, <부모마음 아프지 않게, 아이마음 다치지 않게

>, <조선미 박사의 자녀교육 특강>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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