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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불행했던 기억을 되물림 말아주세요.
배인유치원 조회수:360 106.247.22.244
2018-06-28 15:22:22

어린 시절의 불행했던 기억을 대물림 말아주세요

Q. 이제 우리 아이는 막 첫 돌을 넘겼습니다. 지난 1년간 되돌아보면, 내가 정말 좋은 엄마였는지 반성을 하게 돼요. 엄마로서 부족한 점이 참 많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하면 할수록 좋은 엄마가 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좋은 부모는 완벽한 부모가 아닙니다. 완벽한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부모입니다. ⓒ베이비뉴스

 

A. 자녀의 사회화를 담당하는 가족의 기능은 엄밀히 말해서 부모의 역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부모는 자녀를 출산하고 그 사회의 시민으로 성장시키는 책임을 지니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한 자녀가 태어나 성장하면 결혼을 하고 또 아이를 가지고 부모가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인생의 삶이었기에 부모 역할을 가르치거나 배워야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시대가 바뀌면서 이젠 부모됨도 선택이 됐습니다. 부모의 역할도 자녀의 성장 단계에 따라 다른 양육기술이 요구되고 부모 역할의 중요성 또한 강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녀에게 있어 좋은 엄마,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는 명확한 부모의 역할이 정의되어 있지 않기에 현대의 많은 부모들은 좌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좋은 부모는 완벽한 부모가 아닙니다. 완벽한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부모입니다. 좋은 부모는 아이에게 사랑스런 눈빛을 보내고 정서적으로 교감하고 애착을 가지며 일관성 있는 양육태도를 보이는 부모입니다. 아이를 한 인격체로서 존중해주고 인정해줌으로써 아이가 성장하는데 안정된 지지 기반을 만들어주는 부모입니다.

현재 부모가 돼 있는 30~40대의 아들과 딸들에게 그들의 부모는 어떤 부모로 기억되고 있을까요? 그들 자신들이 아들, 딸을 키우면서 지금 부모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그들의 부모인 조부모님들을 어떤 감정과 느낌으로 기억하고 있는 지, 어떤 모습으로 대하고 있는지, 그들의 부모님들이 어린 시절 어떤 양육태도를 보였는지 등 과거 그들 부모의 모습이 현재 나의 부모 역할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해주는 실험연구가 있습니다. EBS 다큐프라임 제작팀(2012)은 '모성 탐구' 워크숍을 통해 생각보다 많은 엄마들이 자신의 '부족한 모성', '왜곡된 모성'으로 괴로워하고 있으며 아이를 사랑하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음으로써 혹 아이를 망치는 것이 아닌지 걱정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모성회복을 위해 모인 100명의 엄마들은 '모성 회복 프로젝트'에서 자신이 가진 문제의 발단이 어린 시절 경험한 정서적 트라우마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심리학적 용어로 '트라우마(Trauma)'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의 측면에서 다뤄져 왔습니다. 트라우마는 한 때의 안 좋았던 사건이나 기억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을 의미하는데 대부분 시각적 기억을 동반합니다. 예를 들어, 걸어가다 개를 물린 경험이 있다면 어느 순간에 개를 만나게 되었을 때 사건 당시 받았던 강력한 충격이 떠올라 불안 증세를 보이고 다리가 떨리는 증상을 겪게 됩니다.

트라우마 증상은 부모-자녀관계에서도 적용됩니다. 어린 시절 받았던 부모와의 상처가 지금의 내 아이에게 대물림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이런 대화를 접하게 됩니다. '난 엄마 같은 엄마 되지 않을 거야', '난 아빠 같은 아빠 되지 않을 거야' '더도 덜도 말고 너 같은 딸(또는 아들)하나 낳아서 키워봐라'. 좋든 싫든 이러한 부모-자녀간의 대화는 계속해서 세대 간에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는 비슷한 상황이 오지 않을 때, 예를 들어 부모가 돼 아이 앞에 서지 않는다면 별 불편 없이 지나갈 수 있습니다. 무의식 속에 있던 기억이 엄마, 아빠가 돼 같은 시기 또는 같은 상황에 맞닥트리게 되면 어린 시절의 힘들었던 기억, 특히 학대받고 외롭고 충격적이었던 일들이 생생하게 떠올려지고 그 상황에서 상처받았던 자신의 모습이 지금의 아이의 모습과 겹치면서 내 아이에게 풀게 됩니다. 부모 자신도 모르게 내 유년 시절의 상처를 고스란히 내 아이에게 전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내 아이에게 스킨십을 못 해주는 것은 부모가 어린 시절에 스킨십을 받은 경험이 없기 때문이고, 아이가 짜증을 낼 때 "아이가 짜증을 내는 구나! 왜 짜증이 났을까?" 짜증의 원인을 찾고 감정을 공감해주기 보다 "네가 뭔데 나한테 짜증을 내" 하면서 화를 낸다면 이 또한 내 어린 시절의 감정이 대물림 된 것입니다. 폭력의 대물림도 있습니다. 어린 시절 부모에게 학대를 당하면서 성장한 아이는 자신이 인지하기도 전에 자녀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가해자가 되어있습니다.

부모는 아이 때문에 행복해지기도 하지만 아이를 보면서 어린 시절 불행했던 경험을 다시 떠올리며 괴로워하기도 합니다. 아이 때문에 상처가 치유되기도 하고 아이 때문에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찾습니다. 불평등한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과감히 끊어내고 새로운 부모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와 실천이 필요합니다.

과거 불행했던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 현재까지 마음 아파하고 있는 이 땅의 부모님들께 다음의 글을 바칩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은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은 바로 현재의 순간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은 바로 지금이다!" -출처: 스펜서 존슨(2003)의 [선물] 중에서

*칼럼니스트 박정자는 성균관대학교 아동학 박사를 수료하고 현재 백석문화대와 총신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유아교육과 아동학을 전공하였으며 교사 및 원장을 역임하고, 서울시 보육교사 보수교육강의, 서울시 육아종합지원센터 아이-조아 맞춤 컨설턴트 등 영유아보육 관련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영유아기 인성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인성교육문화연구소에서 인성교육 교재개발 및 연구를 했으며 다수의 영유아교육 관련 책을 출간하는 한편 언론에 칼럼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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